마크로비오틱의 유래와 역사

마크로비오틱의 유래와 역사
세계인이 주목한 오리엔탈 건강법

이미지 요소로 크게 쓸 수 있는 단어들 : macro(큰)+bio(생명)+tic(학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기네스 팰트로, 그리고 가수 마돈나…. 나이보다 어리게 사는 이들에게는 같은 요리를 할 줄 아는 전속 요리사가 있다. 그들은 튀기는 것보다 굽기를 좋아하고, 굽는 것보다는 찌는 것에 더 집착한다. 제철 채소와 해산물, 콩은 두루 사랑하지만 조미료를 혐오하고 고기나 생선, 유제품과는 의도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요리는 통칭 ‘마크로비오틱’. 세계는 지금 마크로비오틱으로 뜨겁다.

/ 김태혁

맛이 아닌 몸을 위한 요리
마크로비오틱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03년, 자연요리연구가 이양지 씨에 의해서다. 제과제빵이 전공인 그녀는 일본으로 유학 가 우연한 기회에 마크로비오틱을 접하게 된다. 설탕, 달걀, 밀가루 속에서 헤엄치며 사는 제과요리사가 ‘맛을 위한 요리’를 접고 ‘몸을 위한 요리’로 관심을 돌린 데에는 커다란 계기가 있었다. 음식으로 인해 가족의 건강은 물론, 그녀 또한 갑상선 등의 질환이 겹쳐 몸이 망가졌기 때문. 그때 이 씨의 건강을 극적으로 되돌려준 것은 화려하고 맛난 요리가 아니라 평범하지만 원칙에 따라 재료를 엄선하고, 소박하게 차려낸 마크로비오틱 밥상이었다. 

요리사를 통해 검증된 이 건강식이 세간의 이목을 끌만도 한데 2003년 대한민국은 마크로비오틱에 집중하지 못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스타들의 단골 식당이나 숨은 맛집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때다. 생활에 여유가 쌓이면서 음식이 생명을 영위하는 필수요소라기보다는 가능하면 더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미적 대상으로 의미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먹고 마시는 일에 더 많은 문화적 의미가 결합되면서 음식점마다 ‘방송에 출연한 집’이라는 이름표가 걸렸고, ‘스파게티’라는 대명사는 ‘카펠리니’, ‘리가토니’라는 고유명사로 품사를 갈아입었다. ‘몸’이 아닌 ‘맛’을 위한 요리들이 지면과 화면과 거리를 가득 메웠다. 

2000년 초 웰빙으로 시작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로하스로 이어져 공동체와 친환경으로 확장되더니 에코라이프에 와서는 의식주 전반에 걸친 친환경 알고리즘을 탑재하게 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점점 자연으로의 회기를 꿈꾸게 된 것. 이러한 패러다임의 틈바구니에서 다시 마크로비오틱의 고개를 든다. 2009년 하반기 류시원이 마크로비오틱 요리사로 출연한 드라마 <스타일>은 신호탄이었다. 

어원은 고대 그리스, 기원은 동양사상

하지만 마크로비오틱의 역사는 예상 외로 길다. 20세기 초반 일본에서는 음식물의 품질, 성분, 분량 등을 조절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유를 촉진하는 방법인 ‘식양법(食養法)’이 유행했는데 이때 마크로비오틱의 초기 개념이 다져진다. 100년 전 일이다. 그러던 1945년 일본인 의사 이시즈카 사켄이 마크로비오틱을 체계화하였고, 그의 이론은 그가 활동하던 ‘식양회(食養會)’의 미국·유럽 지회까지 퍼져 국제적 음식문화운동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후 미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히피와 뉴에이지 신봉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고, 현재 미국에서는 300만 명 이상이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건강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영국에서는 ‘Great life’, 이탈리아에서는 ‘Slow food’라고 불리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급기야 미국 스니소니언 역사박물관은 대체의학 관점에서 마크로비오틱 관련 자료를 영구보존하기로 결정하였고 UN에서도 ‘국제 마크로비오틱 협회’가 설치되어 이 요리법에 대한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 어원을 알아보자.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은 ‘macro(큰)’와 ‘bio(생명)’, ‘tic(학문)’의 합성어로, 생명을 거시적으로 보면서 자연에 적응하고, 평안하게 사는 생활방식을 일컫는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 질병은 먹는 것과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바탕이 되어 현미·잡곡·채식 중심의 자연 식단을 기본으로 한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자신의 책에서 질병·식생활·환경의 관계를 중시하고, 무병장수하는 사람을 ‘Macrobios’라고 정의했는데. 마크로비오틱의 창시자 이시즈카 사켄이 의사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마크로비오틱은 할머니 밥상

단어는 라틴어에서 왔지만 창시자가 일본인이라 마크로비오틱의 이론은 지극히 동양적이다. 동양의 자연사상과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르고 있어 요리법 또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육식을 가급적 지양하고, 껍질을 벗기지 않은 현미에 콩과 여러 가지 잡곡을 넣어 지은 밥과 제철에 나는 유기농 채소에 조미료를 넣지 않고 무쳐먹는 소박한 밥상이 바로 마크로바이오틱이란 얘기다. 

드라마 <스타일>에서 요리를 담당한 푸드스타일리스트 강은숙 씨에 따르면 “용어 때문에 다들 어렵게 생각하는데 마크로바이오틱 요리는 쉽게 말해 시골에서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들”이라며 “한마디로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신토불이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할머니에게 무의 뿌리는 좋은 음식재료였지만 줄기와 잎까지 시래기로 둔갑시키는 내공을 발휘했다. 영양학적으로 보아도 무의 잎에 포함된 칼슘은 뿌리의 4배에 달한다. 감자도 이와 같다. 요리에는 이용되지 않는 껍질 부분에 알맹이의 4배나 되는 미네랄이 들어 있고, 알맹이에는 없는 비타민 C가 다량 포함되어 있다. 껍질째 내어주던 사과는 과육에 비해 비타민 C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이 22%나 많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과껍질에서 추출한 트리테르페노이드는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마크로비오틱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재료는 음양이 조화된 하나의 생명체라는 의식, 따라서 재료 전체를 섭취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 밸런스를 흡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 제철 음식을 거칠고 단순하게 통째로 먹는 것이다. 이른바 자연에 순응하고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삶의 자세다. 기특하게도 그것만으로도 질병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되니, 지금 세계가 마크로비오틱에 뜨거운 까닭이다. 

마크로비오틱은 외국에서 장수식 또는 자연식 식이요법이라는 의미로 쓰이며 넓은 의미에서 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한 동양적인 식생활을 가리킨다. 

현미나 정제하지 않은 곡물을 주로 먹고 제철 채소나 해초, 콩을 골고루 섭취하며 고기나 유제품,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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