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합법화가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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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무더위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복날은 몸보신을 위해 대량학살이 일어난다는 사실. 참으로 끔찍하지 않은가. 잦은 고기 섭취로 시달린 현대인에게 진정한 몸보신이란 제철 과일과 채소로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의 생기를 돋구는 일은 아닐는지… 개 식용에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어쩌다 들어간 시장 골목 안에서 철창 안에 빽빽이 갇힌 개를 보게 되었고, 철창 위에서 손이 들어올 때 피하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앞으로 두 번 더 남은 복날. 친구나 가족에게 제철 과일을 권해보자.

해마다 여름이면 언론과 인터넷을 달구는 ‘뜨거운 감자’가 있다. 바로 ‘개 식용’ 이다. 개 농장의 열악한 환경과 잔인한 도살에 가슴 아파하며 개 식용 금지를 호소하는 사람들과, “소,닭처럼 다른 동물은 먹어도 되면서 개만 먹지 말라는 것은 위선이고 종(種) 차별주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생긴다. 동물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동물보호단체에는 개들이 빽빽이 구겨져 이송되는 트럭을 목격하고 신고하는 전화, 동네에서 개를 잡는데 동물 학대 아니냐는 제보 전화가 일 년 중 가장 많이 쏟아진다.

사람마다 개 식용을 반대, 찬성하는 이유는 다를 것이다. 나는 개 식용에 반대한다. 이유를 들라면 아마 주어진 원고 분량을 훌쩍 넘겨 버릴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왜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개식용 합법화’가 문제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개인적인 이유라기보다는 개뿐만 아니라 소, 돼지, 닭이 어떤 과정으로 사육, 도살되어 식탁에 오르는지 일반인보다는 한 걸음 가까이서 목격한 사람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식용 개 농장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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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년에 대략 2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살된다.

개 농장의 개들은 ‘뻥개장’이라고 불리는 육 면이 전부 철조망으로 뚫려있는 사육장에서 사육된다. 비용을 최소화 하고, 분변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겨울의 강추위와 여름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다. 사료를 먹이면 타산이 안 맞기 때문에 잔반, 즉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는데, 염분이 높은 데다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어서 장기손상, 세균성 장염의 원인이 된다. 물은 따로 공급하지 않는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여러 마리를 좁은 공간에 가두어 사육하는 환경에서 개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과 전염병에 걸리게 된다. 서열 싸움으로 인한 상처가 곪아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개의 상품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다한 양의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먹이는데, 이는 도살된 후에도 잔류되어 사람이 그대로 섭취하게 된다.

신체적 운동, 탐색, 사회적 행동 등 본능에 따라 해야 하는 행동을 전부 제약 받는 상태에서 우울증 정신불안, 정형 행동 등 정신적 질병에 시달리고 이상행동을 보인다. 개들이 처음 바깥세상을 보게 될 때는 도살되기 위해 이송될 때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개들이 서로 싸워서 상처를 입거나 죽는 것을 막기 위해 겨우 숨만 쉴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 구겨져 이송된다.

개를 도축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전류를 통한 감전사가 쓰인다. 그러나 전기충격 방법은 개를 즉시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아 의식이 있는 채로 털 뽑는 기계에 넣어지거나, 끓는 물에 넣는 경우도 자주 목격된다. 이 외에 목을 매달거나 도구로 때려죽이는 방법이 쓰이기도 한다.



합법화해서 인도적으로 길러 먹으면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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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개 식용’을 논할 때 가장 많은 사람이 주장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개들이 처한 참혹한 현실에 가슴이 아픈 사람들도, ‘나는 안 먹지만, 먹는 사람들은 그대로 존재할 테니 제발 조금 더 편하게라도 살게 해 주자’는 실낱같은 바람으로 ‘합법화’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 공장식 축산에서 이미 합법화된 농장동물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사육되다 도살되는지에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합법화를 해서 최소한의 복지를 보장해주면서 기르면 개도 먹어도 된다’라는 주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의 공간에 될 수 있는한 많은 동물을 기르는 집약적 축산의 의미가 있는 공장식 축산 환경에서는 높은 생산성만을 지향하기 때문에 종을 막론하고 동물의 자연적인 습성은 고려되지 않아 성장 환경의 부적합성, 신체 훼손, 동물 전염병 등 질병 감염과 성장촉진제, 과다한 항생제 사용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출생, 사육, 운송 전 과정에서 가혹행위가 발생한다. 산란계에서 달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강제 털갈이와 부리 자르기와 돼지의 이빨 꼬리 자르기가 그 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가의 수는 감소하지만, 사육 두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축산농장들이 대기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개 식용이 합법화되면, 개 농장들은 대형화되며, 이는 곧 개 사육의 공장식 축산화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즉 사육환경의 개선이 아니라 공장식 축산의 폐해가 그대로 발생해 지금보다 더 열악한 사육 환경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공장식 축산에서 행해지는 의도적인 신체훼손은 개에게 그대로 적용되어, 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막을 뚫거나 서로 공격해 상품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빨을 뽑는 등의 사육기술이 효율을 위해 고안, 적용된다. 현재 개 식용 산업에서도 행해지는 사육방법이다.

사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가 사육되는 환경에서 동물이 고통받는 현상은 동물의 ‘보호’를 위한 시설인 유기동물보호소에서조차 일어난다. 충분한 운동, 다른 개와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 주위 환경을 탐구, 탐색하는 등의 생태적 습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둘째로 치더라도, 정부가 운영하는 보호소를 비롯한 보호소 대부분에서 호흡기 질환, 파보 바이러스, 홍역 등의 질병조차도 체계적으로 막지 못하는 형편이다.

위생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로, 결코 합법화가 위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은 공장식 축산에 인한 AI, 구제역 등의 동물 전염병이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막연히 ‘합법화를 하면 개들의 사육 환경이나 위생이 개선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대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데서 오는 나약하고 감성적인 기대에 불과할 뿐이다.



‘왜 소, 돼지, 닭은 먹어도 되고 개만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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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개뿐만 아니라 소, 돼지, 닭 등 모든 동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산업사회에서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동물들의 복지문제와 이산화탄소 배출에 인한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채식이 답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축산업을 하루아침에 폐지하거나, 모든 인구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전략적으로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알려 소비량을 줄게 하고, 이미 축산체계에 들어온 동물에게는 가장 적은 수의 동물을 최대한 종에게 맞는 생태적 습성을 충족시키는 환경에서 기르는 소규모 축산으로 변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뿐 아니라 말고기, 토끼고기, 뉴트리아 등 새로운 종을 축산종으로 추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나 “이 동물은 먹고 저 동물은 안 먹는 것이 불공평해 결국에는 다 안 먹거나 다 먹어야 한다”라는 논리의 타당성을 논하기 전에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동물이 가진 종 특성이 과연 집단 사육 자체에 알맞은가’의 문제다. 이것은 현재 개가 반려동물로 보편적으로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다.

개는 회색늑대(Canis lupus)에서 분화된 종으로, 인간이 ‘길들인(domesticate)’ 첫 번째 동물이다. 개가 인간과 생활하게 된 시기에는 과학자마다 다른 견해가 있지만, 대략 10만 년 전에 늑대로부터 분화했고, 약 1만 5천 년 전부터 사람 가까이 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가 돼지, 닭의 가축 사육을 시작하기보다 수천 년 전부터 개는 사람 가까이 서식했으며, 주로 사냥과 목축, 애완의 기능을 했던 것으로 보고된다. 만일 가축화에 적합한 습성을 가진 동물이었다면 현재 농장동물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 섭취를 위한 사육이 보편화하였을 것이다.

다른 동물에 비해 활동성이 큰 개는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축산화된 동물 종보다 훨씬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므로,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사육되면 극심한 환경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을 가진 늑대에서 유래된 탓에,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살며 무리 안에 위계가 존재한다. 이런 습성은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사육될 때 서열 싸움으로 인한 상처, 부상, 죽음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다른 종이나 무리의 공격에서 자신이나 자신의 무리를 방어하는 습성 때문에 불안하거나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사람에게도 공격성을 보이는 점도 축산화에 알맞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를 제압하기 위해 사육과 도살 과정에서 엄청난 물리적 폭력이 가해진다. 만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필요 때문에 개량되면서 동종과 사람 모두를 사회적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습성을 갖게 된 것도 축산화된 동물과 구분되는 점이다.

개가 축산체계에 맞지 않는 습성을 가진 예로, 도살방법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 년의 연구로 입증된 개에 대한 인도적인 도살 방법은 약물 주입을 통한 안락사뿐이다. 그러나 약물은 사람 몸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 섭취를 위한 동물의 도축은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서 제시하는 전살법은 소, 돼지, 닭의 습성에 맞도록 고안된 기준에 근거해 전기충격을 가한 후 동물이 완전히 무의식이 된 상태에서 방혈을 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돼지 열 마리 중 한 마리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도살된다. 오랜 기간의 사육과 연구를 통해 종 특성에 맞게 고안된 기준에 의해 도살된다고 하더라도 결코 인도적인 도축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개는 위협감을 느낄 때 공격성을 보이며 활동성이 강한 개는 보정이 불가능해, 이를 제압하기 위해 물리적 학대가 발생한다. 개 도살장에 나가면 전기봉으로 감전된 후에도 전기봉을 사력을 다해 물어뜯는 개도 볼 수 있다. 이 외에 쓰이는 목을 매달거나 도구를 이용해 타격하는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개에게 사용하지 않는 비인도적인 도축방법이며,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으로도 금지되어 있다.

즉, 개 식용 합법화를 하더라도 개는 종 특성상 인도적인 도축 기준에 의해 도축된 동물을 사람이 섭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합법화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누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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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동물의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복지인증제’가 실행되고 있지만, 작은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영국은 농장동물복지를 위한 연구에만 1년에 원화로 500억 이상의 세금이 쓰인다. 새로운 종을 축산업에 추가시키고, 복지까지 개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소, 돼지, 닭의 경우 최초의 집약식 축산은 1926년에 시작되었고, 축산업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1887년에 시작되었지만, 백년이 넘는 연구 기간에도 불구하고 아직 농장동물의 처우와 복지는 매우 열악하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복지 축산으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추세이지, 이미 농장 동물도 대량사육하고 있으니 다른 종도 축종에 포함해 축산업의 규모를 늘리는 정책을 펴는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축산기준에 맞는 사육과 도축 방법에 대한 연구와 그에 상응하는 사육시설, 도축시설 마련에 드는 수천 억의 비용을 몇천 개에 불과한 개 농장주들이 부담할 리가 만무하다. 즉, 합법화에 드는 비용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다. 개고기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소비량이 많지 않고, 점차 줄고 있는 개 식용을 합법화하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들이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과연 효율적인 일인지는 개 식용 합법화를 주장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먹는 개 따로, 키우는 개 따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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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식용으로 도축되는 종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대형 농장에서 사육되는 품종은 일본산 투견인 도사 교잡종과 누렁이 같은 우리나라 토종 종이고 모란시장 같은 판매처에서는 진돗개부터 반려동물로 사육되는 소형 개들도 식용으로 많이 팔린다.

백구나 황구 같은 우리나라 토종 종이든, 말티즈 같은 외래종이든, 모든 개는 개의 습성을 갖고 태어난다. 물론 종에 따라 크기, 생김새나 성격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개라는 동물은 사람이 식용과 애완용으로 용도를 부여한다고 해도 생태적 습성이나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지지 않는다. 식용으로 농장에서 길러지면서 사람과 가까이 생활한 개들과 다른 성격이 형성되는 것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육이 나은 폐해이지, 그 개가 식용이기 때문에 다른 습성을 가진 개라고 정의하는 것은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사고다.



돼지, 닭에게도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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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면서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식품은 그 국적과 유래를 불문하고 소비량이 줄거나 금지되는 추세다. 푸와그라의 경우 이탈리아, 노르웨이, 폴란드 등 유럽 13개국을 비롯해 미국의 일부 주, 아르헨티나 등 많은 국가가 점차 금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 연회 음식으로 여겨진 상어 지느러미 요리도 캐나다, 미국 등에서 수입과 판매가 금지되고 있고, 심지어는 홍콩 요식업계, 중국 정부도 자발적으로 소비를 중단하고 있다.

‘먹는 동물’로 인식되는 닭이나 돼지만 보더라도, 유럽,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암탉을 철장에서 기르는 배터리 케이지(Battery Cage)시스템을 폐지하고, 어미 돼지를 틀 안에서 키우는 스톨 사육을 법으로 금지해 나가고 있다. 동물복지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 사는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사회적 흐름을 보면, 지금은 서로 목소리를 높이지만 훗날에는 ‘우리도 옛날에는 복날에 개를 먹었지’ 하고 회고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국 팀장/크루얼티 프리 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동아시아 캠페인 매니저
에디터
정유림
사진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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